[골프] ‘바람 탄’ 상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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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애덤 스콧(左), 배상문(右)

디오픈을 여섯 차례나 제패했던 ‘전설의 골퍼’ 해리 바든(영국)은 “바람은 골퍼의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드러내준다”고 했다. 바람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골퍼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26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골프장(파72)에서 막을 올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1라운드. 선수들은 초속 4m로 분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홀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클럽 선택이 쉽지 않았다. 작고 단단한 그린을 공략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바람에 대응하는 자세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바람을 잘 이용했다.

 세계 랭킹 12위 애덤 스콧(32·호주)은 첫 홀에서 더블보기를 한 뒤 실수를 줄이는 플레이를 택했다. 1언더파 공동 7위. 스콧은 “바람이 심해 힘든 하루였다. 그럴수록 안전한 플레이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 파로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실수를 줄이는 경기를 하다 보면 버디 기회가 온다”고 했다.

 반면 바람을 이기려 덤빈 선수들은 추풍낙엽처럼 타수를 잃었다.

 스콧과 동반 라운드를 한 배상문(26·캘러웨이)은 첫 홀인 10번 홀(파4) 더블보기 뒤 전반에만 4타를 잃었다. 후반 첫 번째 홀인 1번 홀(파5)에서는 260야드 정도를 남기고 투 온을 시도하다 샷이 우측으로 밀려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공이 나무에 맞고 코스로 들어오면서 행운의 파를 기록했다. 3오버파 공동 58위. 배상문은 “전반에는 너무 공격적으로 치다가 타수를 잃었다. 하지만 바람을 감안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후반에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런 클라크(44·북아일랜드)는 바람이 아닌 시차 때문에 5오버파 공동 95위로 고전했다. 지난 12일 미스 북아일랜드 출신 앨리슨 캠벨과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린 클라크는 신혼여행 뒤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4언더파를 친 ‘신예’ 빅터 두뷔송(22·프랑스)이 선두로 나섰다. 정지호(28·타이틀리스트)는 2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2오버파 공동 41위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에서 2라운드는 오후 1시30분, 3~4라운드는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이천=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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