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인터넷 자살사이트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진 20대 남자 대학생 2명이 음독 자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일본 등 외국에서는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국내에서는 인터넷에 ''자살'' 관련 사이트가 등장한 이후 처음이어서 모방 사건이 재발할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새벽 1시 5분께 강원도 강릉시 송정동 모 리조텔에서 차모(21.서울 D전문대 휴학생), 김모(28.서울 K대 4년)씨 등 2명이 극약을 마신 채 객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이들은 당초 제보자인 김모(26.제보자)씨의 쏘나타 승용차로 강릉에 내려왔으나 이들 2명만 음독 자살하고 제보자 김씨는 무서워 도망친 것으로 밝혀졌다.

제보자 김씨는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알게된 이들과 만나 강릉에 함께 왔던 것이라고 이날 오전과 오후 경찰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또 김씨는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해 종전에 만났던 다른 사람들은 말로만 자살 이야기를 했는데 이들은 정말로 자살을 감행, 나는 무서워서 도망했다"고 진술했다.

인터넷에 자살과 관련된 사이트가 있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이를 통해 자살이 이뤄진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자살관련 어느 사이트에서 언제부터 만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자살관련 사이트는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이트 대부분은 접속에 별다른 조건도 없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우려를 안고 있다.

경찰은 상당량의 극약이 현장에서 발견되고 음료와 극약을 섞은 여러 잔이 깨끗한 상태로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자살을 위해 사전준비가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가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차씨는 불우한 가정환경과 정신병원치료,자살시도 경험 등이 있고 김씨는 경마로 돈을 잃고 카드연체 등으로 고민했던 점 등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유일한 생존자이면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제보자 김씨의 전화상의 진술에 불과한 것이어서 정확한 내용은 경찰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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