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메인 두 방식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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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도메인의 두 방식인 계층과 키워드식을 놓고 시장에서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두 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울질이 한창이다.

계층 방식 한글도메인은 흔히 `www.한글.com''으로 알려진 것으로 지난달 10일 미국 베리사인사가 전세계 SR(Shared Regstra)와 SR의 대행업체인 리셀러를 통해 도메인 등록을 시작했다.

계층 방식의 한글도메인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SR에 연간 1만여원을 내거나 리셀러에 10여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등록비 차이는 SR는 등록비 가운데 8달러(약 9천원)정도를 베리사인사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 직접 지불하는데 비해 리셀러는 SR에 지불하는 액수를 포함해 17달러 정도의 등록원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키워드 방식 한글도메인은 국내 도메인 관련 업체인 넷피아닷컴이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방식으로 익스플로러 등 범용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연합뉴스''와같이 키워드를 입력하면 바로 `www.yna.co.kr''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넷피아닷컴은 현재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등 국내 주요 ISP 업체 11개와 제휴를 맺고 이들 ISP의 DNS(도메인네임서버)에 `ngDNS''라는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가 ISP의 DNS에 도메인을 요청하면 기존의 영문도메인과 연결된다.

그러나 현재 미국 MS(마이크로소프트)사와 리얼네임스사가 공동으로 키워드 방식 한글도메인 시장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양측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넷피아닷컴은 정액제로 연간 등록비 10만원(2년째부터 7만원)을 받고 키워드를 등록받고 있으며 MS는 한글인터넷센터(HINC)를 통해 종량제 방식으로 등록비를 받는다.

HINC는 사용자가 낸 등록비 가운데 30%를 MS측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두 가지 방식이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은 `무엇을 등록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것이 진짜 도메인이냐''는 혼란을 일으킨 것.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계층방식과 키워드 방식 중 무엇을 선택하는지는 소비자의 판단"이라며 "그러나 두가지 모두 한글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내국인용임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도메인 관련업계는 계층방식이 키워드 방식의 간편함에 밀려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계층방식의 경우 `www.연합뉴스.co.kr''처럼 영어 알파벳과 한글이 뒤섞여 있어 `연합뉴스''만을 입력하면 되는 키워드 방식에 비해 신속성과 편리성이 뒤떨어진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또 이것은 영문도메인과 같이 도메인 등록비의 대부분이 한글과 관계없는 미국베리사인사에 넘어간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정서적인 저항''을 감안할 때 더욱 입지가 좁아진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지난 11일 방한한 베리사인사 사장이 한글도메인 선점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것을 시인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선점한 등록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이 보도되자 네티즌 사이에 계층방식 한글 도메인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업계는 "키워드 방식은 편리성과 함께 원하는 사이트를 찾아 주는 검색엔진기능으로 인터넷 광고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계층방식은 도메인 관리 비용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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