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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의 자동차 콘서트 ③ 벤츠 C클래스, BMW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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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1970년대 중반 2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당시 대형 세단만 즐비했던 벤츠는 작고 경제적인 차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E클래스의 길이와 무게를 줄인 새로운 차종을 개발했다. 1982년에 등장한 W190, 이른바 C클래스의 1세대다. 1975년 이후 존재감이 확실했던 BMW 3시리즈를 겨냥했다.

C클래스가 나오자 긴장한 BMW는 같은 해 2세대 3시리즈로 반격했다. 4도어 적용과 컨버터블, 투어링, 고성능 버전 M3, 그리고 디젤엔진까지 탑재한 가지치기 차종으로 벤츠의 거센 도전을 막아냈다. 그리고 C클래스를 완전 따돌리기 위해 1993년 3세대를 내놓으며 6기통 가솔린과 디젤 터보를 채택했다. ABS를 기본 품목에 넣었다.

그러자 벤츠도 같은 해에 정식으로 C클래스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2세대를 내놨다. 승용 디젤 역사상 최초로 실린더 하나당 4개의 밸브를 적용했고, 100만㎞ 내구성 신화를 창조하며 주목을 끌었다. 당연히 3시리즈를 위협했다.

벤츠 C클래스(왼쪽)와 BMW 3시리즈.

BMW는 1998년 4세대에 커먼레일 직분사, 밸브트로닉, 그리고 X드라이브(상시 4륜 구동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그리고 2년 뒤 벤츠는 3세대에 역동성을 담아내며 아시아 시장을 겨냥했다.

자극받은 BMW는 2005년 5세대를 내놓으며 효율을 앞세웠다. 고정밀 직분사, 트윈파워 터보 기술도 적용했다. 물론 벤츠도 2년 뒤인 2007년 4세대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지난해 BMW는 6세대 3시리즈로 프리미엄 콤팩트 지위를 다지는 중이다. 독일 아우토빌트는 3시리즈와 C클래스 경쟁에서 3시리즈가 완승했다고 평가했다. 6세대 3시리즈에 대비해 2010년 C클래스도 상품성이 개선됐지만 실력차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500점 만점에 320d에 361점을 주고, C220 CDI는 340점에 묶었다.

그러나 2년 뒤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C클래스 5세대가 2013년 출격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언제부터인가 규칙처럼 자리잡은 3시리즈 출시 후 2년 뒤가 다가오고 있다. 크기도 커지고, 3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 탑재 소식도 들린다.

치열한 경쟁은 발전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영원한 친구이자 맞수인 두 차종도 마찬가지다. 자극이 없었다면 제품 개선 속도는 더디기만 했을 것이다. 그래서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권용주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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