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파이 이야기 들으며 언어·기술·역사 함께 공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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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융합교재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학습하자
2. 이순신도 스티브 잡스도 융합인재다
3. 스토리로 읽고 즐기는 융합인재교육

어린이·청소년 대상 국제평가에서 한국이 읽기·수학·과학 등의 과목에서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창의성·자발성·흥미도·자기학습관리능력 등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즉 한국 학생들은 과목별 시험점수는 높지만 자발적으로 공부하면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능력은 꼴찌라는 얘기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융합인재교육(STEAM 교육)’은 그 같은 문제를 해소할 하나의 해법으로 보여진다. STEAM은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예술(Art)·수학(Mathematics)의 머리글자를 합친 말이다. 다방면의 지식을 융합·응용해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로 기르겠다는 취지다. 단순한 교과과정의 통합이 아니라 사회·예술로 과학을 이해하고, 언어·역사로 수학의 원리를 깨닫는 수업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독서교육은 단순히 여러 가지 책만 읽어선 안 된다. 흥미가 있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익혀 융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기·만들기·글쓰기·관찰하기와 같은 체험으로 사고력을 키워야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책도 과거처럼 한 가지 내용 전달에 그치지 않고 다각적인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이언싱 시리즈』처럼 한 주제에 대해 교과영역별로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오언 깅그리치 교수가 ‘과학 대논쟁’을 주제로 생명과학·수학·역사·과학적 관점에서 다각적인 분석을 보여주는 식이다. CIA 출신 박물관장이 ‘스파이 스토리’로 언어기술·과학·역사를 넘나들며 사건의 연결고리를 풀어가기도 한다. 외국 석학들과 국내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교수들이 공동 개발한 이 책은 융합교재 개발의 방향을 보여준다.

 융합인재교육이 실효를 거두려면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동시에 섭렵할 수 있도록 돕는 교재 개발이 시급하다. 교과영역 간 벽에 갇힌 정보를 제공하는 기존 교과 수업은 융합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어렵다. www.융합인재교육.com

스텔리텔링 전문가 박덕규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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