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을 수차례에 걸쳐 고급 룸살롱에서 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접대 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곽 위원장과 6~7차례 만났다. 이 회장은 하루 수천만원의 술값을 지불했으며 K씨 등 신인 여성 연예인 5~10명이 접대를 맡았다는 것이다. 사정당국은 이들 연예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곽 위원장과 미디어법 등 정국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동석한 여성 연예인들은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들을 술자리에 불러 봉사료를 받는 연예기획사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만남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가 같은 해 3월 기획사 대표의 성접대 강요 등으로 고민하다 자살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시기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이후 곽 위원장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정당국의 문건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시 그룹 회의석상에서 ‘향후 MBC를 흡수합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회합에 대한 충분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문건 작성자는 적었다.
A4 용지 5장 분량인 이 문건은 2009년 당시 경찰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문건은 “해당 룸살롱이 ‘CJ 파티장’이라고 불린다”며 “구체적인 관련자 진술이 있으나 연예기획사 수사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자칫 내용이 유출되면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수사기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CJ 측은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고려대 동문이기도 해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며 “해당 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 친한 것은 맞지만 청담동 룸살롱에 간 기억은 없다”며 “바쁜 내가 두 달 동안 수차례나 룸살롱에 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 “이 회장과 미디어법을 얘기할 처지도 안 되고 여성 연예인들이 나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