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룸살롱 동석 女연예인 "대화 내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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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곽승준 위원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을 수차례에 걸쳐 고급 룸살롱에서 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접대 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곽 위원장과 6~7차례 만났다. 이 회장은 하루 수천만원의 술값을 지불했으며 K씨 등 신인 여성 연예인 5~10명이 접대를 맡았다는 것이다. 사정당국은 이들 연예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곽 위원장과 미디어법 등 정국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동석한 여성 연예인들은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들을 술자리에 불러 봉사료를 받는 연예기획사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만남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탤런트 장자연씨가 같은 해 3월 기획사 대표의 성접대 강요 등으로 고민하다 자살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시기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이후 곽 위원장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정당국의 문건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시 그룹 회의석상에서 ‘향후 MBC를 흡수합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회합에 대한 충분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문건 작성자는 적었다.

 A4 용지 5장 분량인 이 문건은 2009년 당시 경찰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문건은 “해당 룸살롱이 ‘CJ 파티장’이라고 불린다”며 “구체적인 관련자 진술이 있으나 연예기획사 수사의 본질과 관련이 없고, 자칫 내용이 유출되면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수사기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CJ 측은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고려대 동문이기도 해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며 “해당 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곽 위원장은 “이 회장과 친한 것은 맞지만 청담동 룸살롱에 간 기억은 없다”며 “바쁜 내가 두 달 동안 수차례나 룸살롱에 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 “이 회장과 미디어법을 얘기할 처지도 안 되고 여성 연예인들이 나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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