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은 최시중 시인하게한 결정적 사진 한 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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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파이시티) 개발 사업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검찰 소환통보를 받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낮 12시쯤 침통한 표정으로 통의동 판알피나 국제항운 빌딩에서 나오고 있다. [변선구 기자]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금품 수수를 시인하고 나선 배경에는 브로커 이모(60)씨의 운전기사 최모씨가 찍은 사진 한 장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신문은 23일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씨가 최 전위원장이 이씨 등에게서 거액의 현금이 담긴 보자기를 받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지난해 12월 최 전위원장에게 보냈다”고 검찰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운전기사 최씨는 지난해 12월 내용 증명까지 해둔 등기우편을 최 전위원장에게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 등기우편에 동봉한 편지에서 사진을 없애는 대가로 ‘합의금’을 요구했으며 최 전 위원장은 최씨의 요구대로 2차례에 걸쳐 이씨 등을 통해 총 2억원을 건네줬다고 한다.

최 전 위원장은 편지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으며 “그런 일로 (최씨가) 나에게 이상한 요청을 하기에 하도 기가 막혀서 편지를 이씨에게 줬고 그 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사진을 결정적 증거로 활용, 브로커 이모씨가 연루된 파이시티 로비자금의 흐름을 명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이씨가 누구를 만날 때마다 같이 움직였던 최씨가 인허가와 관련해 돈이 오간 증거를 갖고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운전기사 최씨는 지난 19일 검찰에 체포됐고 최 전 위원장을 협박해 돈을 받아 챙긴 혐의(공갈)로 21일 구속 수감됐다. 검찰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 전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25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통했던 박영준 전(前) 지식경제부 차관도 로비 의혹에 휘말렸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계좌 추적을 통해 돈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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