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쓰나미에 쓸려 알래스카까지 간 축구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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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양대기국(NOAA)이 공개한 축구공.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에 휩쓸린 축구공이 1년 만에 미국 알래스카에서 발견돼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미국 알래스카주 미들턴 섬 해안가에서 발견된 축구공의 주인이 지진 피해 지역인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의 고교 2학년생 무라카미 미사키(村上岬·16)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축구공을 발견한 사람은 알래스카주 카실로프에 거주하는 미연방항공국(FAA) 직원 데이비드 박스터(51). 그는 지난달 15일 FAA의 통신설비 점검을 위해 미들턴 섬을 방문했고, 동료와 해안가를 산책하다 축구공을 발견했다.

공엔 학생 세 명의 이름과 함께 ‘오사베 초등학교 3학년’ ‘무라카미 힘내’ 등의 글이 일본어로 쓰여 있었다. 지진 피해 지역으로부터 휩쓸려 온 물건임을 확신한 박스터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축구공에 쓰인 글을 기초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고, 미국 해양대기국(NOAA)의 도움을 받아가며 결국 축구공 주인을 찾게 된 것이다.

 무라카미에 따르면 축구공은 7년 전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전학할 당시 반 친구들과 선생님에게서 받은 선물이었다. 항상 침대 옆에 소중히 보관했지만 지난해 대지진 때 집이 쓰나미에 휩쓸리며 잃어버렸다고 한다. 박스터 부부는 5월 말 일본을 방문해 축구공을 직접 무라카마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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