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승패 가를 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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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1월 대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진영이 환심을 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유권자 그룹이 있다. 선거 때마다 승패를 좌우해 온 이들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결정자(Deciders)’라고 규정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민주·공화당 두 진영이 승리하기 위해 놓쳐선 안 될 이들을 5대 유권자 그룹으로 분류해 소개했다.

 첫째가 아이가 있는 기혼여성 그룹이다. 오바마는 여성 표에서 강세다.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는 전체 여성 표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13%나 앞섰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여성그룹에선 51% 대 47%로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 유권자 그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선 공화당을 지지했다. 전체 유권자 중 15%에 달하는 이들을 놓고 공화당 여론조사팀은 “롬니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표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도시 근교의 무당파층도 변수의 유권자다. 2008년 선거 때 전체 유권자 중 12%를 차지한 이들은 오바마에게 7% 더 많은 표를 던졌다. 공교롭게도 오바마는 매케인을 이만큼 앞섰다. 반면 2010년 중간선거에서 이들은 공화당을 25%나 더 지지했다. 공화당이 승리한 건 물론이다. 대부분 남성·중산층·대졸 이상인 이들은 선거 때마다 판도를 좌우해 왔다.

 미국 유권자 중 가톨릭 신자는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기적으로 교회나 성당을 가지 않는 사람들이 선거 때마다 이쪽저쪽을 오가며 승패를 결정짓는, 이른바 ‘스윙그룹’이다. 2008년 대선에서 ‘교회(성당)를 가지 않는 신자들’은 58% 대 40%로 오바마를 지지했고, 2년 뒤 중간선거에선 공화당을 그만큼 더 지지해 공화당에 승리를 안겼다.

 WP는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인 복음주의자도 5대 유권자 그룹 속에 포함시켰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여 온 이들을 대선 판도를 좌우할 그룹으로 꼽은 건 모르몬교도인 롬니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됐기 때문이다.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몰표를 안긴 이들이 올 대선을 앞두고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고 있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012년 대선 판도를 좌우할 마지막 유권자 그룹은 라틴계 미국인, 히스패닉 유권자다. 전체 유권자의 8~9%를 차지하는 이들은 매년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에 따르면 롬니는 4년 전의 매케인보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를 못 끌어내고 있다. 그동안 이들의 관심사인 이민정책에서 강경한 발언을 해 온 게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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