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학비 부담…한국 군입대·2년제 전학 급증

미주중앙

입력

학비문제로 휴학하거나 등록금이 저렴한 학교로 전학가는 한인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하늘에서 본 UC어바인 캠퍼스 모습.

# 캘스테이트 풀러턴 1학년에 재학중인 김승권(22)씨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군 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간다. 치솟는 학비와 계속되는 불경기로 결국 두 학기 만에 학업을 잠시 중단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김 씨는 "지난 가을학기 학비가 10% 가까이 인상돼 학비 부담이 너무 커졌으며 불경기라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지원도 많이 줄었다"며 "군대 2년을 마친 뒤 돌아오면 경기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입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비를 벌기 위해 하루 2~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던 제니 오(UC어바인.2학년)씨는 결국 한 학기 만에 학교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바쁜 아르바이트 스케줄 때문에 오히려 학업을 소홀하게 되어 결국 학교 측으로부터 정학(suspension) 처리된 것. 오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등록금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학업을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현재 학비가 저렴한 OC지역 한 커뮤니티 칼리지로 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학비 부담으로 휴학하거나 또는 전학을 가는 OC지역 한인 대학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C어바인이 발표한 휴학생 및 전학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9~2010년 학년도에 4014명으로 기록됐던 전체 휴학생이 2010~2011년도에는 4405명으로 9% 증가했다. 또 2011년도 가을학기 전학생은 1810명으로 전년도 1673명 대비 8% 가량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같은 휴학생 및 전학생의 증가는 매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등록금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UC계열 학교들은 지난 가을 학기부터 학사 및 석사 과정 학비를 9.6% 인상시키며 기존 1만302달러에서 1만2192달러로 올렸다. 캘스테이트 학교들 역시 12% 가까이 학비가 인상됐다.

이들 학교가 한인 학생들의 휴학 및 전학 관련 데이터는 통계를 따로 분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인 재학생들에 따르면 학비 충당을 위해 학업을 중단하는 한인들이 최근 크게 늘었다.

캘스테이트 풀러턴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란(23)씨는 "아르바이트 한 두 개로는 학비 충당이 어려운데다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하늘에 별 따기"라며 "일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휴학을 하거나 학비가 저렴한 곳으로 전학을 가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김정균 기자 kyun8106@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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