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쿡, 미국 법정에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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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지성(左), 쿡(右)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소송이 진행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법원 재판부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CEO가 직접 협상하도록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18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시 고 담당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법원의 중재하에 소송외분쟁해결(ADR)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적극적인 중재로 두 회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번 협상은 양측의 CEO와 최고법률책임자가 직접 법원에 출두해 진행되며, 협상 시한은 90일이다. ADR은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재판과 별도로 진행하는 상사중재 제도다. 삼성과 애플 간 소송은 7월 말께 본 재판이 시작된다.

 두 회사 수장이 직접 만나 협상을 하게 됨에 따라 맞고소를 제기한 지 1년을 넘긴 특허 소송이 합의로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두 회사가 협상에 응하긴 했지만, 자발적이 아니라 법원의 명령에 의한 것이어서 협상 타결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도 있다. 정보기술(IT)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법원은 재판 당사자들이 만나서 대화하도록 만들 수는 있으나 합의를 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ADR을 통해 협상을 했어도 합의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구글과 오라클은 지난해 유사한 법원의 명령을 받고 ADR 협상을 거쳤으나 결국 이달 16일부터 또다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판에 앞서 합의를 권유하는 것은 일반적인 절차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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