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농산물에서 환경호르몬 물질 다량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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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배추 등 각종 농산물에서 흔히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 다량 검출돼 과채류에 대한 농약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초까지 시금치와 사과, 수입오렌지, 참깨 등 농산물 10종 240건에 대해 환경호르몬 잔류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23.8%인 57건에서 헴타클로르 등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도내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에 대한 환경호르몬 물질 검출 여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 수입산 바나나와 오렌지, 시금치 등 9건은 클로르피리포스와 헴타클로르 등 환경호르몬 물질이 농약허용 기준치를 최고 1백여배까지 초과했다.

특히 사과에서는 헴타클로르가 기준치 0.01ppm보다 100배 이상 초과한 1.010ppm이 검출됐으며 시금치에서도 펜팔리에트가 1.047ppm이 검출돼 기준치 0.5ppm를 2배이상 초과했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각 품목당 20건을 조사했으며 사과는 12건, 시금치는 10건, 상추와 딸기 등은 각각 9건과 5건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환경호르몬 초과건수가 많았던 시금치는 씻고 끊인 뒤에도 건더기와 국물에서 클로르 피리포스가 0.365ppm에서 0.038ppm까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지난 11월 한달동안 도내 시군에서 수거한 배추와 무 등 69건의 김장 채소류에 대한 농약잔류 검사에서는 36.2%인 25건에서 엔도설판 등 농약성분이 검출됐는데 Y군에서 수거한 시금치 등 16건은 클로르피리포스 환경호르몬 물질이 나왔고 농약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7건 가운데 5건은 환경호르몬 물질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사과와 시금치, 수입오렌지 등 검출빈도가 높은 농산물에 대해서는 지도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호르몬은 인체의 내분비계를 교란,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화학물질로 생물체내에 유입돼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생식계통의 이상과 불임, 정자수 감소, 성장억제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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