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NS 전문인력, 학벌·영어점수 안 보고 선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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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제빵업체 파리크라상의 영업관리부문에서 일하는 김새별(24)씨는 매장 ‘알바(아르바이트)’ 출신이다. 부산 동아대에서 식품영양학을 배운 그는 전공도 살릴 겸 대학시절 4년간 SPC 그룹 계열의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점이나 외국어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지난해 하반기 SPC 공채에 무난히 합격했다. ‘공채 인원의 10%는 매장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에서 선발한다’는 채용 방침 덕을 봤다. SPC는 스펙보다는 적응력과 실무 처리 능력이 앞서는 인재를 뽑느라고 지난해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김상모 인사담당 상무는 “실제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능력과 경험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때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 졸업장이나 학점·자격증 등의 ‘스펙’보다 현장 적응력과 실무능력, 적극성·대인관계를 점점 더 중시한다. 잡초처럼 강인하고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물을 찾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인력인 ‘소셜 매니저’ 선발 공고를 내면서 학력·영어점수 같은 것은 기재하지 말도록 했다. 대신 SNS에 대한 이해도와 소통능력을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달 인턴사원 채용 때 지방대 출신을 더 많이 뽑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 젊은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사회공헌 차원의 고려도 있었지만 마케팅과 네트워크 구축과 같은 분야에서는 명문대 출신 모범생보다 실무에 적응할 패기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인턴의 50~60%를 정식 직원으로 뽑을 예정이다.

삼성은 학점과 영어 성적 기준이 있지만 일단 최소 요건만 넘으면 ‘삼성고시’로 불리는 직무적성검사(SSAT)를 보게 한다. 스펙이 업무 능력과 반드시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때 자기소개서만으로 서류 심사와 1차 면접을 실시했다. 자기소개서에 스펙을 드러내는 내용이 들어가면 감점 처리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십으로 뽑는다. 서류전형이나 한두 번의 면접이 아니라 일선 점포에서의 업무 태도를 꾸준히 살핀 뒤 뽑겠다는 것이다.

염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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