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성곽 안에 버스전용도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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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10일 오후 7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도 수원 화성 성곽 안의 화성행궁 앞 삼거리. 삼거리에 설치된 교통신호등이 직진 신호에서 좌회전 신호로 바뀌었는데도 차량 서너 대가 삼거리를 빠져나가지 못해 차량끼리 뒤엉켰다. 일부 차량 운전자는 차량 창문을 내리고 소리를 지르며 경적을 울려댔다. 화성행궁 광장에서 산책을 즐기던 많은 시민이 깜짝 놀라 인상을 찌푸렸다. 시민 윤시운(52)씨는 “출퇴근 시간대마다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며 “시와 경찰의 교통관리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수원시가 수원 화성의 교통난 해소와 관광객 보행 편의를 위해 화성행궁 앞 삼거리~창룡문 사거리(1.5㎞) 구간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조성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도로는 왕복 4차로로 수원 구도심에서 국도 1호선·영동고속도로·서울용인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통로여서 차량 통행량이 하루 평균 1만 대에 달한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조성되면 해당 지역은 우선 도로폭이 줄어드는 대신 인도 폭이 늘어난다. 시는 이 구간 도로를 왕복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이고 인도를 3m에서 7m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폭 1.5m의 자전거도로도 신설한다. 또 시내버스를 제외한 승용차 통행이 전면 금지되며 택시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만 통행이 허용된다. 차량 통행속도는 어린이보호구역 수준인 시속 30㎞로 제한된다.

 시는 보행자 편의를 위해 해당 구간의 버스정류장을 3개소로 줄이고 곳곳에 의자와 쉼터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모두 130억원(국비 30억 포함)이 투입되며 2014년 완공 예정이다. 시는 최근 국고 지원을 위한 사업제안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대중교통 전용지구가 조성되면 화성행궁에서 팔달산 입구에 이르는 420m 구간의 공방거리와 어우러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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