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현명한 선택을 한 국민들에게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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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와대의 기류는 11일 하루 여러 번 바뀌었다. 오전엔 긴장감 그 자체였다. 특히 오후 들어 경합지인 수도권, 특히 서울의 투표율이 치솟는 걸 보면서 “수도권이 어려울 것 같다”고 실망했다. 오후 6시 여야가 팽팽한 가운데 서울에선 새누리당이 참패한다는 출구조사가 나오자 말을 아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관저에서 가족들과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고 한다. 참모들과 떨어져서다. 참모들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 때도 관저에 머물렀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새누리당의 선전 소식이 이어지자 청와대의 분위기도 “좀 지켜보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새누리당이 1당이 뚜렷해진 오후 11시 넘어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현명한 선택을 한 국민들에게 감사한다”며 “정부는 안정된 국정운영과 민생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익과 미래를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그러나 야당에서 요구한 ‘2국정조사(내곡동 사저·CNK)-4특검(이상득·이국철·친인척·삼화저축은행)’의 상당수가 실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2월 대선을 치러야 할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부와 거리를 두기 위해 극력 반대하진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 가파른 하산길이 될 터이다. 청와대에선 “여야 생각하지 말고 읍소하면서 정국 운용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개인적으론 4년 전엔 48석 중 40석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 안겼던 서울이 이번엔 노랗게 물드는 걸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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