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혁명, 플라스틱 반도체 어떤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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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과학자들이 컬러잡지를 인쇄하는 것처럼 쉽게 그리고 엄청나게 싼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라스틱 반도체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체에 반도체를 내장시켜 이들을 ''지능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아주 작은 크기의 전도성 플라스틱 방울을 지능화시킬 물체에 분사해줌으로써 옷감이나 심지어 종이 표면에 까지도 반도체를 "장착"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만큼 강력하지는 못하지만 유연성있고 매우 얇으며 제조비용이 수천배나 싸기 때문에 세계 반도체업계가 가장 기다려온 기술로 반도체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물리학과의 리처드 프랜드 교수는 "당신이 마시는 요구르트가 유통기한이 며칠 지났다고 말해주는 정도의 비교적 낮은 지능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에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 반도체가 컴퓨터, 통제장치, 휴대폰, 산업장비,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데 비해 플라스틱 반도체는 의복에 장착시켜 입은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있게 해주거나 짐 꼬리표, 슈퍼마켓에서 사용하는 상품 꼬리표, 스마트 카드, 장난감 등에 사용된다.

이 기술은 프랜드 교수와 그의 동료인 헤닝 시링하우스 박사가 설립한 플라스틱 로직사가 개발해 특허를 냈으며 약 5년후 상용화될 것이라고 프랜드 교수는 말했다. 이번 성공으로 케임브리지대 과학자들은 공상과학 소설에나 등장할 듯한 플라스틱 반도체를 먼저 상용화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한발짝 앞서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플라스틱로직사는 산업용 잉크젯 프린터와 비슷한 장비를 사용해 탄소성분의 소구체를 기판 또는 반도체를 장착할 물건의 표면에 분사해 플라스틱 성분의 정교한 반도체를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반도체의 판매가격은 개당 몇센트에 불과, 최고 100달러에 달하는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엄청나게 저렴하고 최신 실리콘반도체 제조공장 건설에 20억달러가 들어가는데 비해 플라스틱 반도체는 프린터와 같은 단순한 기계로 생산이 가능하다.

한편 과학자들은 약 15년 전부터 실리콘을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이론적으로는 실리콘보다 쉽고 싸게 가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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