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비디오〉외출

중앙일보

입력

종섭은 왕년의 제비로 이벤트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더 고개를 드는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와 자책감에 힘들어 한다.

하지만, 그런 종섭에게 있어 새로운 삶의 활력소로 다가오는 것은 그 동안 무심했던 아내 옥희와의 사랑이다. 진실한 사랑에 조금씩 눈떠가는 종섭. 주변사람들의 치정이 비록 자신의 벗어날 수 없는 과거를 상기시키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별 것 아닌 것 같던 사랑이 점점 더 빛나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죽음을 당하는 종섭. 자신의 시체 앞에서 어리둥절해 하는 종섭의 영혼앞에 저승사자가 나타난다.

그 저승사자는 종섭이 옛애인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 망하게 했던 인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저승사자는 죽기전에 며칠간의 삶을 보여 줄테니 삶과 죽음 중에 택일을 하라고 제안하고 종섭의 영혼은 그것을 흔쾌히 받아 들인다.

그러나, 사업상의 거래자, 사무실 동료, 사무실 사장님과 부인,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들 오직 쾌락만을 위한 쾌락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종섭은 대충 예상했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회심의 미소와 함께 종섭의 아내 옥희가 옆집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자신의 죽음을 사주하였고 실행에 옮긴 사람이 사무실동료 임을 보여준다. 극도의 배신감에 스스로를 가누지 못하는 종섭.

여태까지 자신이 살아있었는지 죽어있었는지 몰라 의아해 하던 종섭은 자신의 제사에 찾아온 옛애인과 자신의 어린아들을 보고는 정결한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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