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임금 받아달라” 직업소개소장 살인 … 30대 중국동포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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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6일 서울 영등포동의 J직업소개소 소장 김모(69)씨가 중국 동포 이모(37)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달아난 이씨 검거에 나섰으나 9일까지 사흘째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당일 오전 10시50분쯤 김씨가 운영하는 직업소개소를 찾아가 “예전에 당신이 소개해 준 공장에서 임금 130만원을 받지 못했으니 돈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말다툼을 하던 이씨가 격분해 미리 준비한 식칼로 김씨를 찌른 뒤 달아났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7일 새벽 숨졌다.

 피해자 김씨의 딸(38)은 “아버지가 ‘임금을 못 받으면 노동부에 신고해 받아줄 테니 걱정 말고 돌아가라’고 했는데 이씨가 잘못 알아듣고 ‘왜 신고를 하느냐’며 칼을 꺼내들어 찔렀다는 얘기를 한 직원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다. 또 이씨가 급히 달아나면서 남겨둔 여권·외국인등록증·휴대전화기 등을 통해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의 초기 수사에 허점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유족들은 “경찰이 사건 당일 현장 조사를 하면서 사무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이씨의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다”며 “나중에 직업소개소 직원이 휴대전화를 발견해 경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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