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기억 쉽게 노래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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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에서 연간 2만 명가량이 갑작스럽게 심장이 멈춰 쓰러진다. 심장이 멈춘 지 4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되고 6분여 뒤엔 뇌사상태, 10분 뒤엔 숨지게 된다. ‘생사를 가르는 운명의 5분’이란 말은 이래서 나왔다.

 박동을 멈춘 심장을 ‘점프 스타트’(재가동)하려면 심폐소생술을 즉시 시행하거나 일종의 전기충격기인 제세동기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제세동기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가까운 데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심폐소생술은 특별한 장비 없이도 요령만 알면 가능하다. 심 정지 후 4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율이 50%로 높아진다.

 소방방재청 이창섭(52·사진) 방호조사과장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CPR송’(심폐소생술 노래)을 작곡했다. 노랫말은 공주대 응급구조학과 김진회 교수가 작사했다.

 노래는 “여보세요. 괜찮으세요? 어! 숨을 안 쉬네. 119로 신고해 주세요…”로 시작한다. 이어서 심폐소생술 요령이 나온다. 가슴을 15번 누른 뒤 인공호흡을 2번 하고 이어서 가슴압박 15회를 반복하며, 이렇게 분당 110번 가슴을 눌러야 한다는 내용이다.

 공학박사인 이 과장은 젊을 때 10여 년간 클럽에서 연주를 했었다. 소방 직원 7명으로 구성된 재즈 밴드 ‘밸런스’(Balance)의 리더이기도 하다. 23년째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심 정지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고 말했다.

 - 어떤 강도로 가슴을 눌러야 하나.

 “ 요즘은 5∼6㎝까지 내려갈 만큼 더 세게 누르는 것으로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다. 팔꿈치를 곧게 펴고 체중을 실어서 누르되 갈비뼈가 부러져선 안 된다.”

 - 인공호흡 2회는 어떻게.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이므로 구강 대 구강 방식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기도를 유지한다. 코를 막은 뒤 두 번 숨을 불어넣어준다.”

  노래는 소방방재청 홈페이지(www.nema.go.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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