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길, 동네 특성에 맞게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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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 노원구 방학로의 노원고등학교 앞 도로는 편도 4차로 규모지만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은 3개 차로뿐이었다. 2009년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한다며 한 차로를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이 2.2m나 되는 자전거도로는 이용객이 생각보다 적었다. 반면 차로 수가 줄어든 도로엔 전에 없던 혼잡구간이 생겨났다. 상황이 이렇 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자전거도로 폭을 최소 기준인 1.1m로 축소하고 차선 폭을 조정해 차로를 한 개 더 늘려 교통 혼잡을 줄였다.

 서울시가 자전거도로 설치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전거도로 설치·관리 매뉴얼’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2009~2010년 80㎞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설치했다. 하지만 세분화된 기준 없이 일괄 조성한 탓에 도로·통행 여건 등이 반영되지 않아 교통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매뉴얼에는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자전거도로를 설치·관리하는 방안과 사례를 수록했다.

 예를 들어 차로와 자전거도로를 구분하기 위해 설치된 펜스 중 불필요하거나 주변 건물 진입에 지장을 주는 경우는 일부 철거가 가능토록 했다. 또 자전거도로를 독립형, 차도 분리형, 보도 분리형 등 7가지 유형으로 나눠 선택 범위를 넓혔다. 현장 조사를 통해 각 구간의 특성에 적합한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라는 취지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관련 기관에 매뉴얼을 배포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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