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3등급이 1등급보다 단백질 많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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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살코기 사이로 얇은 지방 층(마블링)이 잘 섞여 있는 쇠고기는 최고 등급인 ‘1++’로 판매된다. 그런데 맛을 빼고 성분만 보면 어떨까. 1++ 등급 한우 등심의 지방량은 100g당 22.8g이다. 맛이 떨어지는 3등급 한우 등심의 지방량은 100g당 2.9g에 불과하다. 거꾸로 단백질은 3등급 등심이 1++보다 26% 더 많다.

 맛으로 보고, 눈으로 봐선 알기 어려운 식품 성분을 집대성한 식품성분표가 9일 새로 나왔다. 5년 만의 개정(8차 개정)이다. 식품성분표는 각종 식품 표기와 식품 연구의 기준이 되는 ‘식품 분석의 바이블’이다. 정부의 식품 수급 계획, 식생활 개선과 질병 예방 정책의 근거가 되는 국민 영양조사에 활용된다.

 새 성분표에는 식생활 변화를 반영해 웰빙 식품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천일염·블루베리·블랙베리·복분자가 대표적이다. 전통 식품인 흑미가래떡, 무지개떡도 추가됐다. 흔히 먹지만 음식점에서 성분표를 접하기 쉽지 않은 김밥·떡볶이·자장면 등 외식 음식 100여 종도 성분표에 반영됐다. 국물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감안해 라면국물, 무국물, 멸치국물 등도 분석 대상이 됐다. 분석 대상이 추가되면서 성분표에 수록된 식품은 2505종(7차 개정)에서 2757종으로 늘었다. 1970년 첫 식품 성분표가 나왔을 때 반영된 식품 건수(476건)의 5.8배다.

 새 성분표의 표기 기준도 음식을 먹는 소비자 쪽으로 한 걸음 옮겼다. 지금까지는 화학적 분해 여부를 기준으로 섬유소 함량을 표기했지만, 개정판에는 인체의 효소 분해를 기준으로 식이섬유로 표기된다. 쇠고기는 등급·부위별 성분 분석을 실었다.

 김행란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장은 “개정판에는 식품의 나트륨량뿐 아니라 이를 섭취했을 때 몸에 영향을 주는 소금량(식염 상당량)까지 표기했다”고 말했다. 개별 식품 성분은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koreanfood.rda.go.kr)에서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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