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세돌, 생애 첫 타이틀 눈 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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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 소년' 이세돌(17)이 생애 첫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시즌 반상의 태풍으로 떠오른 이세돌 3단은 25일 목포시 신안군청에서 열린제5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 5번기 제2국에서 유재형 4단을 143수만에 흑 불계로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이세돌은 남은 3판에서 1승만 보태면 서봉수 9단과 이창호 9단에 이어 또 한번 `10대 타이틀 홀더'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안 앞바다 비금도 섬소년 출신인 이세돌은 95년 입단 당시부터 출중한 기재를 보여 `제2의 이창호'라고 불릴 만큼 장래를 촉망받았다.
경험 부족과 성급한 성격 탓에 간혹 실수를 저지르긴 하지만 뛰어난 수읽기를 바탕으로 퍼붓는 융단 공격은 `세계 제1의 공격수' 유창혁 9단에 비교될 정도였다.

17살이라는 어린 나이때문에 `미완의 대기'로만 여겨졌던 이세돌의 바둑은 데뷔 5년만인 올 해 들어 활짝 꽃을 피웠다.

이세돌은 올 상반기 파죽의 32연승을 기록해 `불패 신화'를 만들었고 26일 현재 68승16패를 기록, 다승 랭킹 1위를 질주중이다.

특히 천원전에서 서봉수 9단과 유창혁 9단 등 정상급 기사들을 모두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이세돌은 LG배 세계기왕전에서 4강에 올라있고 기성전에서는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자고 나면 바둑이 늘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세돌이 천원전 타이틀을 품에 안는다면 세계 최강 한국 바둑은 새로운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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