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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멈춰선 지하철 … 잠실철교 탈출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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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일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신천역으로 향하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잠실철교 선로를 걸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 지하철 2호선 내선순환 열차가 6일 오전 1시간30분가량 멈춰서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올 2월 2일 대규모 출근 대란을 일으켰던 지하철 1호선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여 만의 일이다. 특히 열차가 멈춰선 지 20여 분간 ‘열차 운행 중단’ 사실을 알리지 않고, 외국인용 안내 방송도 하지 않는 등 대응체제도 미숙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9시15분쯤 발생했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에서 잠실나루역으로 가던 열차가 잠실철교 위에서 갑자기 멈춰섰다. 이 여파로 을지로3가역에서 신천역으로 가는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전동차가 다리 한가운데 멈춰선 잠실철교 위에선 시민들이 선로를 걸어 나오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던 시민들이 택시나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려고 역 주변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시청역에선 역무원들이 1000원짜리 지폐가 들어 있는 하얀색 박스를 들고 출구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환불해 줬다. 승객 이승례(38·여)씨는 “‘차량 간 거리를 유지한다’는 방송만 믿고 기다렸는데 나중에야 운행 중단 사실을 알려줘 지각했다”고 말했다.

 열차는 사고 1시간35분 만인 오전 10시50분부터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서울메트로(1~4호선 운영)에서 승차권(1150원)을 환불받은 승객만 1만3000명이 넘었다. 김완중 서울메트로 홍보팀 차장은 “시속 20~30㎞의 강풍으로 잠실철교 위 전력공급선이 늘어져 단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강풍으로만 사고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노후시설도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서울 2호선 어제 오전 9시쯤
전력선 늘어져 1시간반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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