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온배수로 난방, 친환경 망고 키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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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해 키운 제주도 애플망고가 시장에 첫 출하됐다. [사진=갤러리아백화점]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703번지. 한국남부발전이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부센터와 함께 2010년 7월 국내 최초로 조성한 1.5ha 규모의 ‘발전소 온배수 이용 시설원예 시범단지’가 있는 곳이다. 한국남부발전 남제주화력발전소 근처의 이 시설하우스에선 열대 과일인 애플망고가 자란다. 애플망고는 맛과 향이 뛰어나 ‘과일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항암효과가 있고 불면증 해소와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망고는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를 이용해 인근 농가로 구성된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이 재배했다. 남부발전은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연간 약 1억2000만t의 온배수를 제공했다. 바다로 버려지는 온배수가 지역사회의 에너지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덕분에 난방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었다. 제주농업기술원은 망고 재배에 필요한 예산과 기술을 지원했다.

 남부발전과 제주농업기술원, 영농조합의 3각 협력에 힘입어 올 3월 애플망고의 첫 수확이 시작됐다. 4월 중순까지 약 2.5t의 분량이 제주감귤농업협동조합을 통해 전국 농협과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등 유명 백화점으로 첫 출하된다.

 제주농업기술원 서부센터 허태현 과장은 “시설농업의 최대 현안은 난방비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라며 “발전소 온배수 사용으로 시설재배 농가가 난방비를 최대 87%까지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유 대신 온배수를 쓴 덕분에 연간 약 460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 과장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는 고소득 열대작물 재배가 쉬워졌다”며 “재배작물의 출하 시기를 조절해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부발전 이상호 사장은 “앞으로 온배수 시범단지 사업을 전국 발전소로 확대하겠다”며 “그린에너지 시대에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발전소 온배수 시범단지에는 망고 외에 하우스 감귤도 재배되고 있다. 감귤은 2011년 6월 시장에 처음 출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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