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광우병환자, 정부상대 소송제기

중앙일보

입력

최근 가축 광우병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인간 광우병인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에 걸린 2명의 환자 가족이 예방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며 영국, 프랑스, 유럽연합(EU)을 상대로 17일 소송을 냈다.

이는 1991년 프랑스에서 처음 광우병이 발견된 이후 제기된 첫번째 소송이다.

법원 관계자는 이들 정부가 환자의 생명을 위험하게 했는지에 대해 사법부의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광우병 환자중 한사람인 아르노우 에볼리(19)는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피해자 협회의 이름으로 파리 민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함께 다른 가족의 환자인 로랄승 뒤아멜(36)은 지난 2월 숨졌다.

에볼리의 어머니는 "아들이 감염된 고기를 먹고 병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면서, "아들이 죽어가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소장에서 광우병의 주된 전염원인것을 알면서도 대량의 육류수출을 허가한 영국 정부에 강한 책임을 물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또 광우병의 확산을 방조한 EU의 수동적인 대처 자세를 비판하고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은 프랑스 정부도 싸잡아 비난했다.

이번 소송은 세 명의 관계 장관들을 법정에 서게 한 지난 1980년대 수혈로 인한 AIDS감염 소송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린 사람의 수는 모두 3명으로 이중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광우병이 처음 발병한 영국에는 감염자가 8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