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A/ PLATINUM GF 2 Pro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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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는 그동안 새로운 GPU를 발표하면서 꾸준히 제품의 코어 클럭을 높여 왔다. 그 덕분에 현재 GeForce 2 시리즈는 MX(175MHz), GTS(200MHz), Ultra(250MHz)라는 제품군을 구성하게 됐다. (물론 MX는 GTS 이후에 출시됐다) GeForce 2 시리즈만을 놓고 봤을 때 이들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코어 클럭’일 수밖에 없다. 물론 메모리 클럭이나 기판 디자인으로도 제품을 구분할 수는 있으나 제품명이 코어 클럭에서 비롯될 정도(GTS의 경우)이니 만큼 코어 클럭으로 비교하는 방법보다는 덜 적합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GeForce 2 Pro는 코어 클럭만으로는 기존 제품과 구분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GeForce 2 Pro는 기존 GeForce 2 GTS 코어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코어의 성능만으로는 GeForce 2 GTS와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앞서 코어 클럭으로 구분하는 방법보다는 덜 적합하다고 설명했던 ‘메모리′가 다르다. GeForce 2 GTS에는 6ns DDR 메모리를 장착하는 것이 표준이었던 한편 GeForce 2 Pro에는 5ns DDR 메모리를 장착하는 것이 표준이기 때문이다. 즉, GeForce 2 Pro는 GeForce 2 GTS와 장착된 메모리의 성능이 다를 뿐이다.

그렇다면 nVIDIA에서는 왜 같은 GTS 코어를 사용해 메모리 성능만 다소 차이가 나는 두 가지 제품을 만들었으며, 이들을 굳이 같은 레벨로 구분해 둔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한 가지는 GeForce 2 Pro의 판매 대상이 일반 유저가 아닌 데스크탑 PC를 생산하는 유수의 OEM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즉, GeForce 2 GTS가 독립적인 AGP 그래픽 카드로 생산되어 널리 판매되는 성격이라면 GeForce 2 Pro는 본래 완제품 PC에 OEM 형태로 공급되는 식으로 판매되는 제품인 것이다. 한편 다른 한 가지 이유는 메모리만 더 빠른 것으로 대체함으로써 얻게 되는 약 20%의 성능 향상도 제품명을 다르게 만들 만큼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는 nVIDIA GPU를 탑재한 그래픽 카드들을 비롯해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그래픽 카드들이 겪고 있는 메모리 병목 현상이 얼마나 고질적인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존 6ns DDR 메모리가 333MHz(166MHz DDR)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 GeForce 2 Pro에 장착된 5ns DDR 메모리는 400MHz(200MHz DDR)의 성능을 가지고 있고, 이로부터 계산되는 메모리 대역 폭(각각 5.3GB/s, 6.4GB/s)의 차이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셈이다.

필자의 생각이 옳다면 nVIDIA는 이러한 까닭으로 GeForce 2 GTS를 사용해 굳이 또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GeForce 2 Pro를 S/U/M/A/에서는 일반적인 AGP 그래픽 카드의 형태로 출시했다. 이는 원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사건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비 레퍼런스 보드의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고 더 빠른 메모리를 장착했던 전례(PLATINUM GF2 SE)도 있는 만큼 S/U/M/A/로서는 이번 PLATINUM GF2 Pro의 출시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동준
자료제공: pcBee (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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