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중립' 판단의 8가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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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골드만삭스는 한국과 대만 두 나라 증권시장 모두 과매도 상태로 저평가된 가운데 리스크프리미엄도 최근 10년중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력:한국.대만'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하는 한편 구조조정과 강력한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이 없는 한 과거의 정점을 상향돌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8가지 측면을 기준으로 한국.대만을 비교분석한 뒤 한국에 대해선 '중립', 대만에 대해선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첫째 가치평가측면에서 볼 때 한국이 올해 수익추정치 대비 PER(주가수익비율)가 7.6배로 대만의 13.1배 보다 낮아 더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ROE 측면에서 한국의 최근 4년 평균치(6%)는 대만(10%) 보다 낮다는 점이 꼽혔다.

또 수익면에서는 양 시장 모두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투명성면에서는 한국은 대부분의 악재들이 노출돼 공시됨으로써 대만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세계경기 하락에 따른 영향은 한국이 대만보다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한국은 190%, 대만은 173% 등이나 이중 대만은 99%가 내부차입인 반면 한국은 11%가 외부차입이어서 통화절하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융부문은 양국 모두 약화된 상태로 평가됐지만 한국이 세계경기 하락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해외투자자금 유입측면에서도 현재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113억달러, 대만은 83억달러로 투자비중이 낮은 대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한국.대만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며 한국은 재벌 오너들의 강력한 저항속에 정부 주도로 진행중인 데 비해 대만은 정치적 불확실성속에서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한국 기업수익이 경기변동에 더욱 민감하다는 점을 꼽은 뒤 추천종목으로 한국시장에선 SK텔레콤, 대만시장에선 TSMC, 멀티미디어 등을 제시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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