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음식점 카드 수수료율, 대형마트의 최고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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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서울 마포구의 A음식점은 최근 요금표에 ‘현금결제 시 5% 할인’이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신용카드 결제 건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업주 김씨(46·여)는 “카드 수수료율이 건당 4% 라 부담이 커 조금 더 깎아주고 현금을 받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지역 B음식점은 5000원이라도 흔쾌히 카드결제를 해준다. 건당 카드 수수료가 1.5%이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중소상인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시가 서울신용보증재단에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신청한 284개 중소상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중소업체의 평균 카드 수수료율은 2.79%였다.

 반면 대형마트의 카드 수수료율은 1.5~1.9%로 중소업체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평균 카드 수수료율이 높은 업종은 학원(3.1%)과 미용업(3.0%), 의류·잡화·화장품 판매 같은 도소매업(2.9%) 순이었다. 같은 업종이라고 해도 카드 수수료율은 제각각이었다. 음식점의 경우 카드 가맹점 간 수수료율은 최소 1.5%에서 최고 4%로 서로 달랐다. 미용업도 1.8~4%로 차이를 보였고 학원도 1.8~3.8%로 수수료율 격차가 심했다.

 서울시 복지·환경혁신팀 주병준 주무관은 “카드사들이 가맹점과 개별 계약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하는데 대부분의 중소상인이 협상력이 없어 대형마트 등보다 불리한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2일 금융위원회와 삼성·BC카드 등 8개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했다. 또 수수료 차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12월 시행 예정)의 조기 시행을 요구했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카드 결제가 가능한 7만629대 택시의 삼성·현대·BC카드 수수료율을 기존 2.1%에서 1.9%로 인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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