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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황해’의 영화음악 만든 그…삼청각 국악 콘서트에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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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영화음악 작곡가 장영규(44·사진)는 은둔형이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황해’ 등으로 충무로에선 제법 유명세를 탔지만 언론에는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강동원이 주연한 ‘전우치’에서 국악 리듬을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본격 국악 공연에 도전했다. 3월부터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열리고 있는 런치 콘서트 ‘자미(滋味)’를 통해서다. 그는 자신이 만든 ‘탈벅구’(작은 북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등 네 곡을 새롭게 선보였다. 장씨를 전화로 만났다.

 -국악 공연에 참여한 이유는 뭔가.

 “2008년부터 ‘비빙’이라는 팀에서 연주자 5명과 함께 우리 소리를 동시대적인 음악으로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불교 음악으로 시작했다. 이어 가면극 음악을 작업했고 지난해에는 궁중음악을 우리 시대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러던 중에 삼청각에서 가면극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해서 작업하게 됐다.”

 -영화음악가가 작곡한 국악이라니. 특이하다.

 “국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국악 작업을 해와서 국악기에 친숙했다. 내가 작곡한 음악은 100% 국악이 아니다. 국악 어법과 서양음악 어법이 섞여 있다.”

 장씨는 1994년부터 백현진(40)과 함께 ‘어어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홍익대 인디밴드 1세대로 불리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음악은 ‘아방가르드 팝’으로 불리면서 국내 인디신을 열어젖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편영화에서 음악작업을 이어가던 그는 2000년 ‘반칙왕’의 음악 작업을 맡으며 충무로에 뛰어들었다.

 -국악에 익숙하지 않아도 듣기 쉽던데.

 “‘탈벅구’라는 곡은 북청사자 놀음의 거사춤이라는 부분에서 나온 거다. 거사춤의 원형과 반주 음악의 주선율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를 바꿨다.”

 -다양한 음악을 한다. 스스로를 정의한다면.

 “영화음악 작곡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을 하는데 영화음악도 하고 다른 음악도 하는 거다. 딱 무슨 음악을 하겠다는 것은 없다.”

▶공연 정보=런치 콘서트 ‘자미’. 6월 27일까지, 9월 3일~12월 31일. 매주 월·화·수요일 낮 12시. 5만~7만원. 02-76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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