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정몽헌씨에게 '출자전환동의'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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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채권단은 대주주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으로부터 특단의 자구책외에 필요할 경우 언제든 `감자와 출자전환'을 할수 있는 동의서를 받는 조건으로 연말까지 기존 여신의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2일 밤 정몽헌 회장을 만나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만큼 정 회장이 책임지고 경영을 정상화시키라고 최후 통첩했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현대건설 채권단은 3일 대주주인 정몽헌씨로부터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감자와 출자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동의서를 받고 연말까지 여신을 만기연장해주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장이나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자구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연말 이전이라도 언제든 법정관리후 감자와 출자전환을 할 수 있도록 확실한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에 대해 연말까지 기존 여신의 만기연장은 해주되 신규자금은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며 유동성문제가 발생할 경우 바로 법정관리에 넣기로 했다.

이 금감위원장은 2일 밤 귀국한 정몽헌 회장을 만나 채권단의 이같은 방침을 전달하고 이에 동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만큼 특단의 자구책을 내놔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더이상 기회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지원을 받지않고 현대건설이 회생할 수 있도록 자신이 책임지고 자구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채권단이 요구한 `감자와 출자전환'동의서 제출문제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감위는 일부 언론에 이 위원장과 정몽헌 회장이 현대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자구책과 관련,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금감위의 다른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자구안은 현대가 살기위해 채권단에 제시해 동의를 받아야하는 것으로 정부와의 합의사항이 아니라고 못박았다.(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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