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격장, 서바이벌게임장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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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구시 북구 금호동 대구사격장. 경부고속도로 금호분기점에서 북쪽으로 2㎞가량 떨어진 산속에 위치하고 있다. 사격장에 들어서면 주차장과 실내사격장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올라가면 사무실인 본관동과 관광사격장·클레이사격장이 차례로 나타난다. 선수와 관광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관광사격장에서는 권총·공기총·클레이 사격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사람은 6만4000명. 선수를 제외한 관광객은 5만명이다. 하루 평균 137명꼴이다. 대구시가 500억원 가까이 들여 만든 시설이란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이런 대구사격장이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곳을 ‘사격테마파크’로 꾸며 시민과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테마파크에는 전투체험사격장·중화기사격장·레이저스크린사격장·양궁게임장 등 4개 시설이 들어선다. 10억원을 들여 다음달 착공한 뒤 오는 6월 말 완공할 예정이다. 전투체험사격장은 사격장 입구 주차장터 2400㎡에 조성된다. 건물·도로·자동차·주유소 등 시가지를 재현한 세트에서 모의전투를 하는 시설이다. 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 플라스틱 탄(BB탄)을 쏘면 센서가 작동해 총에 맞았는지 알 수 있다. 40명이 팀을 나눠 가상전투를 할 수 있다. 중화기사격장은 BB탄을 쏘지만 중화기를 쏘는 것처럼 총성과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사격장 측은 주고객을 어린이·청소년·직장인들로 잡고 있다. 전투장을 누비며 팀워크를 기르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어린이들은 ‘사격 게임’을 즐기면서 운동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일본·동남아 관광객도 유치 대상이다. 문제는 사격장이 도심 외곽의 산속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토·일·공휴일에만 하루 11차례 버스가 들어간다. 평일엔 여전히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사격장 측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도심과 사격장을 오가는 무료셔틀버스(25인승)를 평일 운행할 방침이다. 사격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전국사격대회 3개를 유치해 개최한다. 이 소장은 “사격테마파크를 잘 운영해 내년에는 관광객 7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사격장=대구시가 동구 봉무동에서 북구 금호동으로 옮겨 2008년 12월 문을 열었다. 국비와 대구시 예산 495억5300만원이 들었다. 사격 선수용 연습장과 관광객을 위한 사격장이 있다. 대한사격연맹이 운영하다 적자를 이유로 2010년 4월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넘겼다. 이곳에는 선수와 일반인 이용할 수 있는 숙소(10실)와 식당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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