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대였던 한밭대, 올해부턴 일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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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원묵 총장

“기업이 대학보다 더 좋은 기술력과 연구능력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학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다.”

 3월 부터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바뀐 국립 한밭대(대전시 유성구) 이원묵(60)총장은 “국립대도 정부 지원에만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밭대는 1927년 홍성공립공업전수학교로 문을 열었다. 1984년 대전개방대학(4년제)으로 개편한 뒤 2001년 한밭대로 교명을 바꾸었다. 개교 이래 줄곧 산업대학으로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 해 왔다.

 이총장은 “일반대로 변신한 것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대는 겸임교수 활용률이 교수정원의 50%(일반대 20%)까지 허용되기 때문에 시간강사 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산업대학에는 일반대학원을 둘 수가 없어 전문인력(박사과정) 양성에 제약이 많다. 이총장은 “일반대 전환으로 산업대 기능(산업인력 양성)과 일반대학의 교육 기능을 모두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밭대는 일반대 전환에 맞춰 3개 단과대, 30개 전공(학과)에서 5개 단과대, 21개 학과로 개편했다. 특히 공과대 17개 학과를 7개 학과로 통·폐합하고 융복합 학과 등을 신설했다. 이총장은 “내년부터 학부과정과 대학원과정(석사)을 통합 운영하는 ‘4+1’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4년을 마친 뒤 곧바로 대학원과정에 입학해 1년을 공부하는 것이다. 대학원 과정은 산업체 현장실습 형태로만 운영된다. 이 총장은 “대학원에서는 기업체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배양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재학 중 한 학기는 미국 등 해외 기업에서 실습(인턴십)할 수 있게 했다.

 이 총장은 올해 등록금을 8.4% 내렸다. 전국에서 가장 큰 인하율이다. 이 총장은 “ 부족해진 재원(21억 원)은 정부의 각종 국책사업비를 확보하고 산학협력으로 수익을 창출해 충당하겠다”고 말했다.

 한밭대는 입학생 가운데 충청권 출신은 87%로 다른 대전권 대학(64%)보다 높은 편이다. 또 고교 내신 성적이 1.7등급으로 우수하다. 그는 “ 2020년에는 전국 20위권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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