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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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향해가는 늦가을에 어울릴만한 영화 한 편이 이번주 개봉한다. 올해 베를린 은곰상을 수상한 장이머우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 첫사랑의 수줍음과 애틋함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담아낸 영화다.

장이머우는 '집으로 가는 길'을 통해 연륜이 쌓인 거장의 삶에 대한 여유로운 관조와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중국적 색채가 강한 작품들을 통해 치열한 문제의식을 제기해 왔던 장이머우 감독은 예전과 달리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가치들을 담담하게 화면에 풀어놓았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더 큰 공감과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는 듯하다.

한 시골 마을에 선생으로 부임하는 도시청년 창위(쩡 하오)
와 그에게 한 눈에 반한 마을 처녀 디(장쯔이)
의 연애담이 영화의 중심. 그들의 사랑얘기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아들의 회상으로 이루어진다.

시골마을의 굽이진 길과 계절에 따라 변하는 주변풍광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그리고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의 사랑은 순수한 첫 사랑의 마음 그대로다. 특히 갈래머리를 팔랑거리며 초록 무성한 들판길을 종일 뛰어다니는 장쯔이의 풋풋함은 이 영화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기도 하다. '와호장룡'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장쯔이의 첫 데뷔작이기도 한 '집으로 가는 길'은 장쯔이를 위한 영화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

마틴 로렌스의 원맨쇼 '빅 마마 하우스'와 부천 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됐던 핀란드 영화 '레스트리스'도 금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빅 마마 하우스'는 화장실 유머와 패러디의 전형적 할리우드 코미디. 전혀 새로운 것은 없지만 웃고 즐기면서 떠들썩하게 보기엔 적합한 영화다. 핀란드 영화 '레스트리스'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성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핀란드 뿐 아니라 유럽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작품. 그러나 낯설은 북구 특유의 정서가 국내 관객에게도 호응을 얻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Joins 김은희 기자<jinni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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