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포위해 국수공장 운영 법타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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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의 은해사 주지 법타(法陀.54.사진)스님은 '국수공장 이사장' 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먹을거리 부족으로 고생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1997년 말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정방산 성불사 근처에 금강국수공장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남한과 미국 동포로 구성된 후원회에서 보내는 밀가루로 매일 8천그릇분의 국수가 생산된다. 이 국수는 역시 후원회가 보낸 2백여대의 자전거로 산간벽지의 주민들에게까지 배달되고 있다.

금강국수공장은 북한내에서 민간단체가 식량지원 활동을 벌이는 세곳 중 한곳이다. 나머지 두곳은 통일교가 운영하는 식량공장이다.

그가 31일 일곱번째 방북길에 나섰다. 국수공장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긴 겨울나기가 걱정도 되고 북한이 주최하는 윤이상 추모음악제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특별선물을 준비했다. 중국에서 밀가루와 옥수수 가루 각 60t씩을 사 싣고간다.

지금까지 매달 평균 60t씩의 밀가루를 보냈지만 현지공장에서는 더 많은 국수를 만들기 위해 옥수수가루를 섞는 것을 보고 항상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평소보다 푸짐한 국수 재료를 갖고 가지만 법타 스님의 마음은 무겁다. 남북 당국간의 화해와 교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후원회 활동은 오히려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국내외 3천여명의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매달 2만여달러에 이르는 국수재료 비용을 지원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부에서 더 잘 할 텐데…" 라며 발을 빼려고들 한다는 것이다.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은 정치적 화해 이전의 일입니다. 식량지원은 통일이 되는 날까지 계속되어야 합니다. "

그는 동체대비(同體大悲)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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