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현대 첫승 주역 김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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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리즈 1차전의 선발은 모든 투수들이 꿈꾸는 자리.

30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현대 코칭스태프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 투수 정민태를 제쳐놓고 프로 3년차 김수경(21)에게 선발의 중책을 맡겼다.

현대 코칭스태프의 결정은 정민태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아직 애티를 벗지못한 김수경이 어느덧 투수왕국 현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김수경은 결국 이날 경기에서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안타 3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7이닝을 틀어막는 완벽한 투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어내며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김수경은 경기 초반 제구력 불안으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2개나 허용하는 등 흔들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올 시즌 다승왕의 위력을 과시했다.

김수경은 최고 시속 140km 내외의 속구와 타자의 균형을 빼앗는 슬라이더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두산 타선을 무너뜨렸다.

5회와 7회 각각 1사 2루와 1사 3루의 실점위기를 맞은 김수경은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위기에서 탈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노련한 투구라는 찬사를 받았다.

큰 경기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제 실력을 펼치는 김수경의 활약은 신인 시절부터 시작됐다.

김수경은 신인이던 98년 LG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구원 등판한 이후 포스트시즌 23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고교를 졸업한 뒤 '98시즌 프로에 데뷔, 역대 신인투수중 최다인 168개의 삼진으로 탈삼진왕에 올랐던 김수경은 지난 시즌 그 흔한 '2년생 징크스'도 겪지않고 2년 연속 탈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올 시즌 김수경은 18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며 차세대 에이스가 아닌 당대의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이다.

김수경은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등판할때마다 최선을 다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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