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공중에 뜬 거석' 이송 현장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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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4시25분 LA카운티 미술관(LACMA)에 화강암 거석이 도착하자 취재진과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무게 340톤의 돌이 운송차량에 실려있는 모습. [AP]

10일 오전4시25분 LA카운티 미술관(LACMA·LA County Museum of Art) 정문 앞.

윌셔 불러바드를 따라 340톤짜리 화강암 거석을 실은 차량이 수십대의 경찰차와 안전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모습을 나타냈다. 전 세계에서 몰린 취재진과 지역주민 등 수백명이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지난 달 28일 리버사이드를 떠난 거석이 11일 만에 LA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거석은 유명 대지 예술가 마이클 하이저(Michael Heizer)가 6년전 리버사이드의 한 채굴장에서 발견, '공중에 뜬 거석(Levitated Mass)'이라는 제목으로 LACMA에 영구 전시될 작품. 마이클 하이저는 환경운동과 자연보존에 대한 지지를 작품으로 표현해온 세계적 예술가로 전세계 미술관과 자연 속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LACMA에 전시될 이 화강암 작품의 프로젝트 비용은 총 1000만달러. 엄청난 운송과정으로 인해 105마일의 대장정이 세계적 관심을 모아왔다. 높이만 21피트 5인치에 달하는 이 거석은 워낙 거대한 규모로 핵연료 전문 운송차량 제작사인 에머트 인터내셔널사가 최신 엔지니어링 기법과 운송 장비를 총동원해 특별 제작한 차량에 실려 로컬도로만을 이용,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시속 8마일로 이동해야 했다. 이번 돌 이동은 한진 운송이 담당한 만큼 한인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특히 운송 중에는 주변의 가로등과 전봇대, 교통 신호등 일부를 철거했다 다시 설치해야 했다. 이를 위해 운송 경로에 위치한 4개 카운티 정부와 22개 도시로부터 100개에 달하는 허가를 받아야 했다. 또 10일 윌셔 블러바드에 진입하면서도 불법 주차차량들로 인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주위의 불법주차 차량들을 모두 견인한 뒤 LACMA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 거석 입성을 환영하기 위해 현장에 나왔던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이 작품은 늦은 봄이나 초여름 일반에 오픈할 계획이며 현재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LA 관광객 확보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ACMA의 북서쪽 래즈닉 파빌리언 뒤편에 자리잡을 이 화강암 작품은 길이 456 피트 규모의 콘크리트 도랑 전시대 중앙에 놓이며 관람객들은 15 피트 지하로 파인 곳에서 머리 위에 떠있는 거석을 감상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www.lacm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이나 기자 yen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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