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양적 완화 신호 나올지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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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코스피지수가 상자 안에 갇힌 것처럼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당분간 지루한 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0.8% 내린 2018.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초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로 낮췄다는 소식에 지수가 하락했다. 또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 마감을 앞두고 일부 채권단이 참여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자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70 밑으로 떨어졌다. 회복된 미국 고용 지표가 나오며 2000선을 회복했다. 주 마지막 거래일인 9일엔 삼성전자가 123만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우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 덕이다. 최근 계속 주식을 팔던 외국인은 이날 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한 주간 외국인은 1조48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88억원 순매도, 개인은 1조216억원 순매수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가 계속됐지만 연초 두 달간 10조원를 순매수했음을 감안하면 규모가 크지 않다”며 “이탈 추세로 보기엔 이르다”고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주가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본다. 그리스에 대한 우려는 줄었지만, 고유가와 엔화 약세는 여전히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리스 국채교환 신청이 90%를 넘어 큰 고비를 넘겼고,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 유로 상환 우려도 낮아졌다. 그리스에 대한 위기감은 일단락된 셈이다. 다만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긴축 반대 등 불안 요인도 남아 있다. 12~13일 열리는 유로 재무장관 회담에서 또 다른 변수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우려가 낮아진 뒤에도 고유가와 엔저로 뚜렷한 상승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코스피가 2000과 2200대 사이를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13일로 예정된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추가 유동성 확대와 관련된 신호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언론에서 보도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양적 완화’에 대한 언급이 이번 FOMC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기대와 달리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 시장을 실망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14일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가 폐막한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주목할 업종으로 정보기술(IT)을 꼽았다. ‘아이패드3’ 출시 효과다. 대우증권 이 연구원은 “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와 관련해 IT 업황 기대감이 높고, 조선과 건설 수주 소식이 계속되고 있어 이들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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