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현역 탈락 많아 상대적 호평....민주, 나눠먹기 인상으로 감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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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호 06면

4·11 총선이 꼭 한 달 남았다. 전국 246개 선거구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총선 후보 공천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그런데 요즘 민주당에선 “한 달 전엔 안 이랬는데…”란 말이 자주 나온다. 전통적 우세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지고 접전지는 열세로 가라앉는 징후가 드러난다. 공천 파열음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곳곳에 경고등이 켜졌다. 옛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 한국노총이 뭉쳐 통합 정당으로 출범한 지난해 말 민주통합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총선을 치르면 과반 의석 문제없다”는 낙관론이 많았다.

여야 공천 효과는

하지만 최근엔 “통합 효과를 석 달 만에 다 까먹었다”는 자성론과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무성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달 초 조사에선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똑같이 36.3%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민주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서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재역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이유는 뭘까.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7일 “어느 당이 공천을 더 잘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새누리당이 40.1%로 민주당(32.5%)을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6.8%로 한명숙 민주당 대표(36.6%)보다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새누리당은 친박근혜(친박), 민주당은 친노무현(친노) 쪽으로 권력이 급속하게 이동한 게 지금까지의 공천 결과다. 그러다 보니 물갈이 바람이 반영됐다기보다 기성 정당인과 전·현직 국회의원이 공천된 게 대부분이다. 양당 모두 차이가 없다. 공천자의 70% 안팎이 정치인이고, 교수·기업인·언론인·전문직 종사자는 각기 한 자리 숫자에 그친다. 현역 의원 탈락률만 보면 새누리당이 더 높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구 현역 의원이 25명인데. 민주당에선 5명에 불과하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공천은 공정성과 민의 반영, 새 인물 영입 정도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이번엔 여야 모두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새누리당은 보복 공천, 민주당은 한풀이 공천 논란이 한창이다. 하지만 같은 불공정 시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탈락률이 높아 상대적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이 상대적으로 커 어쨌든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홍보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민주당은 친노 중심의 공천으로 통합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매끄럽지 못한 공천 과정도 논란이 됐다. 정치 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법원 1심 판결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의 공천 후유증이 컸다. 사실과 관계없이 민주당은 지분 나눠먹기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공천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상승세가 총선 당일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의 분석이다. “현재 당 지지율은 여야 박빙 내지 새누리당이 2~3%포인트 앞서는 구도다. 하지만 정권 말 선거인 데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커 시간이 흐를수록 야당이 유리한 구조다. 여당이 정권 심판론을 뒤덮을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선택을 한 게 아닌 만큼 이달 말쯤께 민주당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다시 앞서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의 열세 폭을 줄일 소재가 마땅치 않고 야권 단일화 효과도 클 것이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민주당이 145석으로 1당, 새누리당은 123석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선거에선 구도가 가장 중요한데 야권은 연대로 가고, 여권은 분열로 가고 있다. 게다가 (야당 지지 성향의) 20~30대 투표 참여 의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40대가 동조하고 있어 여야 간에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면 야당에 불리한 상황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진 소장은 “반MB 정서가 너무 강해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과반 의석을 얻거나 원내 1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고성국 박사는 “공천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이 앞서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대략 135석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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