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에게 고소당하는 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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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찰관이 관할 지청의 검사를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 밀양경찰서 정모(30·경찰대 22기) 경위는 창원지검 밀양지청에 근무하던 박모(38) 검사가 수사 축소를 종용하고 모욕과 협박을 했다며 고소장을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보냈다. 정 경위는 지난해 9월부터 밀양 지역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농민을 속여 정수슬러지 수만t을 농지에 무단 매립한 사건을 수사해 업체 대표를 구속하고 직원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 경위는 구속된 업체 대표가 밀양지청장 출신과 지청 검사를 지낸 변호사를 선임한 뒤 박 검사가 “지청장 관심 사건이다. 대표가 (검찰청) 범죄예방위원이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사건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업체 대표가 구속된 지 한 달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점, 대표에게서 3년간 8700만원을 받은 지역신문 기자와 시청 공무원이 무혐의 처분된 점을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특히 박 검사가 올 1월 자신을 검사실로 불러 “야 인마. 뭐 이런 건방진 자식이 다 있어. 정신 못 차려? 너희 서장, 과장 불러봐?” 등 모욕 및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밀양지청 측은 “지청장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도 업체 대표가 구속됐고, 1월에는 업체 측이 정 경위를 과잉수사(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해 검사실로 불러 조사했으나 결국 무혐의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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