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태 의장, 곽 교육감과 공동회견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오른쪽)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5일 오후 합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시의회 기자실에 들어서고 있다. 허 의장은 회견에서 교육청에 대한 자료 요구를 3월 한 달 동안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안성식 기자]

허광태(57·민주통합당) 서울시의회 의장이 인사 파문으로 수세에 몰린 곽노현(58) 교육감 감싸기에 나섰다. 이들은 2010년 7월 각각 시의장과 교육감으로 취임해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을 함께 추진해왔다. 3선 서울시의원인 허 의장은 민주당이 다수(114명 중 78명)인 서울시의회를 장악해 왔다.

 허 의장과 곽 교육감은 5일 서울시의회 본관 기자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교원 업무 정상화를 위해 시의회는 3월 한 달 동안 교육청에 대한 자료 요구를 가능한 한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표의 취지는 새 학기를 맞아 바쁜 일선 교사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여 학생 지도와 면담에 힘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의장과 교육감이 시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례적이다. 시의회 일각에선 곽 교육감이 공립교사 특별 채용 등 무리한 인사로 교육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허 의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석(새누리당) 서울시의원은 “교육청이 시끄러운 시기에 자료를 요구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곽 교육감의 교육행정이나 인사정책 지적을 위한 자료가 공개되는 것을 차단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의원 총회 등 의견을 취합하는 절차 없이 직권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의원은 “교사의 과도한 행정 업무가 시의회 자료 요청 때문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허 의장이 곽 교육감 구하기에 나서느라 무리를 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영선·최모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