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 선두 롬니, 결전 앞두고 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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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연설을 마친 후 양팔에 아기들을 안고 있다. 이 아기들은 롬니 지지자들의 자녀인 것으로 추정된다. [녹스빌 AP=연합뉴스]

‘앞서가는 밋 롬니에겐 중요한 순간이고 쫓는 릭 샌토럼에겐 고비의 순간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하이라이트인 ‘수퍼 화요일’ 승부를 다룬 5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사의 한 대목이다.

 6일 미국 오하이오·버지니아·조지아 등 10개 주에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꺼번에 치러진다. 걸려 있는 대의원 수만도 437명이다. AP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치러진 10개 주 경선에서 롬니가 확보한 대의원은 162명, 2위 샌토럼이 확보한 대의원은 88명이다.

 산술적으로 수퍼 화요일에 승리하는 주자는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 매직넘버인 1144명에 한발 성큼 다가설 수 있다. 무엇보다 수퍼 화요일 결과에 따라 3, 4위 후보의 경우 거취를 고민할 수도 있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도 수퍼 화요일에 이기는 후보가 대세론을 장악하곤 했다.

 일요일인 4일 공화당 주자들은 일제히 오하이오로 달려갔다. 대의원 수는 66명이지만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불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롬니에겐 이날 희소식이 쇄도했다. 공화당의 실세로 불리는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마침내 롬니 지지를 선언했다. 캔터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맞서 이 나라를 성장으로 이끌고 일자리를 창출할 적임자가 누구냐를 생각할 때 한 사람이 생각난다”며 “바로 롬니”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존 애슈크로프트 전 미주리 주지사도 캠프에 합류키로 했으며, 롬 코번 상원의원 등의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한껏 기세가 오른 롬니는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나는 군사적 선택을 열어둘 것이며, 이란인에게 핵 보유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샌토럼은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해 보수 지지층과 노동자 계급에서 일고 있는 롬니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한껏 지피겠다는 전략이다. 그의 전략이 먹힌다면 3, 4위인 뉴트 깅그리치나 론 폴이 자신을 중심으로 한 반롬니 연대에 합류하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 대세론으로 내달리려는 롬니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게 수퍼 화요일 승부에 임하는 샌토럼의 목표다. 샌토럼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자금의 열세로 매우 힘들기는 하지만 (밑바닥 유권자들을 훑는) 풀뿌리 캠페인을 벌여와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NBC방송의 오하이오주 여론조사에서 샌토럼은 34%의 지지율로 비록 박빙이긴 하지만 롬니를 2%포인트 차로 앞섰다.

 3위인 깅그리치에겐 수퍼 화요일이 경선 레이스에 잔류하느냐, 다시 뛸 발판을 마련하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고, 대의원 수가 76명으로 수퍼 화요일에 경선이 치러지는 10개 주 중 가장 많은 조지아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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