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換자유화로 외국자본 일시 유출땐 '제2위기' 올수도

중앙일보

입력

내년부터 2단계 외환거래 자유화가 시행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던 외국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 외환위기를 다시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같은 경고는 재정경제부가 21일 국회 재경위에 국감자료로 제출한 국제금융센터의 7월 15일자 '외국인 주식투자 확대에 따른 영향 및 문제점' 이라는 보고서에서 제시됐다.

보고서는 외환거래 규제가 완전히 풀려 외국 금융기관의 단기 차입금 회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유출과 함께 국내자본의 해외도피가 일어날 경우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지난 6월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 중인 국내 주식의 20%를 매각, 자금을 빼내갈 경우 자금유출 규모는 94억달러 안팎(60억~1백30억달러)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달러부족으로 원화가치는 48%나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또 이같은 주식투자자금 회수와 함께 우리나라가 쓰고 있는 단기외채(4백80억달러 내외)까지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외국인들의 단기자금 유출규모는 5백70억달러 정도(5백40억~6백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국제금융센터는 추정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원화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이에 따른 손실회피 및 환차익을 노려 국내 자본마저 해외로 도피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돼 주식투자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할 경우 단기간에 자금을 빼내갈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지난 6월말 현재 시가총액 기준 국내 주식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29.7%로 일본 14%.대만 10% 미만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