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단음식 좋아하는 사람, 독감 잘 걸리는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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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뒤늦은 2, 3월 독감(인플루엔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겨울엔 12월·1월보다 2월 초에 추위가 심해 독감이 예년보다 늦게 유행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독감은 3월 개학과 함께 다시 증가세를 타서 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독감·감기와는 완전히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늘 달고 사는 사람도 있다. 최근 미국 폭스뉴스 방송은 독감 등에 잘 걸리는 유형 7가지를 소개했다.

 방송이 열거한 독감·감기에 유독 약하게 하는 식(食)·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단 것을 즐긴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다 ▶오염된 물을 마신다 ▶과체중 또는 비만이다 ▶코 안이 건조하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체질이다 등 7가지다.

 이 중 원래부터 면역력이 떨어지는 체질은 DNA(유전자)의 문제이므로 대처에 한계가 있다. 대부분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란 사실은 알고 있지만 현대생활에서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사는 것도 힘들다. 방송에선 “중요하고 힘든 일을 마친 뒤 감기·독감에 걸리는 사람이 많은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콧속이 마른 것도 독감을 부르는 요인이다. 독감·감기에 걸렸을 때 콧물과 열이 나는 것은 병을 이겨내기 위해 신체 면역시스템이 작동한 결과다. 콧물이 신경 쓰이고 불편한 것은 맞지만 독감·감기 바이러스가 콧물에 실려 체외로 배출되므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과체중·비만 등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독감·감기에 잘 걸린다. 체중이 불면 신체에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염증은 면역시스템이 감염과 싸우는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폭스 방송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단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독감에 잘 걸린다는 것이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당분 100g(탄산음료 3캔에 해당)을 섭취하면 면역과 관련된 세포인 백혈구의 세균 죽이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오염된 물을 마시는 사람도 독감에 걸리기 쉬운 유형이다.

 우리 몸이 독감 바이러스 등 독소를 배출하려면 다량의 물이 필요하다. 미국 다트머스대 의대 연구팀은 신종 플루에 걸린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엔 깨끗한 물, 다른 그룹엔 비소에 오염된 물을 마시게 했다. 5주 뒤 비소 섞인 물을 마신 생쥐들은 다수가 죽었고 면역 관련 세포 활성도 역시 떨어졌다. 반면 깨끗한 물을 마신 생쥐들은 신종 플루에서 완전히 회복됐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감기·독감이 유행해도 좀처럼 걸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이 있다.

 버섯은 전문가들이 흔히 추천하는 면역 증강 식품이다. 인삼·홍삼도 면역력 강화에 유익하다. 녹황색 채소도 면역 증강 식품이다.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 A·C·E가 체내에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 면역력을 높여준다.

 비타민 A는 과거 별명이 ‘항(抗)감염 비타민’이었다. 비타민 A가 결핍된 사람은 감염성 질환, 특히 바이러스성 질환에 잘 걸린다. 비타민 A는 동물의 간·당근·쑥갓·신선초·호박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 E는 특히 노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 해바라기씨기름·콩기름 등 식물성 식용유에 많이 들어 있다.

 단백질 섭취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외부의 병원체에 대항하는 항체(면역물질)의 주성분이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감기·독감 예방에 더 중요한 것은 손의 청결이다. 감기·독감은 손에 묻은 콧물·눈물·침 속의 바이러스가 손잡이·전화기·필기도구 등을 거쳐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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