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데얀 어디 가 … 22분만 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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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경기에서 부산의 박용호(오른쪽)가 수원의 라돈치치(가운데)에게 연결되는 공을 헤딩으로 차단하고 있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수원이 에벨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수원=연합뉴스]

최용수(39) FC 서울 감독이 뿔났다. 주전 스트라이커 데얀(31)의 태업성 플레이 때문이다.

 최 감독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K-리그 개막전에서 1-1로 비긴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데얀이 성실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데얀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전반 22분 만에 김현성과 교체돼 물러났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데얀은 몬테네그로 국가대표로 차출돼 지난 1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치르고 2일 귀국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출장했다.

 그러나 경기 후 최 감독은 “데얀의 몸 상태는 괜찮았다. 감독·동료와의 약속을 망각한 채 (평소 플레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흥분했다.

데얀

 데얀은 지난 2월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 부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부동산 재벌그룹의 후원으로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한 광저우 부리는 올해 1부리그로 승격했다. 파리아스 전 포항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광저우 부리가 서울에 이적료로 440만 달러(약 49억원)를 제시했다. 데얀의 연봉으로는 약 200만 달러(약 22억원)를 불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이 이 제안을 거절했고, 이에 실망한 데얀은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다. 광저우가 제시한 연봉은 데얀이 서울에서 받고 있는 액수(약 9억원·추정)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데얀은 2013년 말까지 서울과 계약돼 있다.

 최 감독은 “데얀은 공간을 찾아가고, 선수들을 독려한다. 그리고 골에 대한 집념은 K-리그 최고다. 이런 장점들을 오늘 1%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적 불발에서 비롯된 데얀의 태업성 플레이는 앞으로 서울의 가장 큰 문제가 될 전망이다. ‘다음 경기 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최 감독은 “지금 데얀의 마음자세로는 출전하기 어렵다”며 “당장 데얀이 없더라도, 오늘 힘든 원정경기에서 후반에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다음 경기를 좋게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데얀이 과거 앙금을 잊고 팀 플레이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데얀을 빼고 몰리나·김현성·하대성 등의 공격자원으로 경기를 꾸려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수원 삼성은 홈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개막전에서 우승후보다운 저력을 과시하며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41분 이용래의 코너킥을 에벨톤이 왼발로 밀어 넣어 결승골을 만들었다. 수원은 지난 시즌 1승3패로 밀렸던 부산을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힘차게 출발했다.

 제주는 선수단 임금이 체불된 인천을 홈에서 3-1로 완파했다. 경남은 대전에 3-0으로 대승했고, 광주는 상주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남과 강원은 득점 없이 비겼다.

대구=한용섭, 수원=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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