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전세난…1년새 1억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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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국제도시로 개발 중인 송도와 청라. 두 곳의 전세시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폭락했던 송도의 전세시장은 요즘 꽤나 심상찮다.

전셋집 구하는 풍경 '극과 극'

대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교육여건이 좋다는 입소문에 전세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데다 포스코 그룹 계열사들의 이전이 확정되면서 때아닌 전세난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로 청라지구는 지난해부터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전셋값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은 황당할 정도로 싸다. 주택형과 관계없이 8000만~1억원대 초반에 시세가 형성됐다.

29일 송도신도시 2공구의 부동산 밀집 상가. 부동산마다 울리는 전화벨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분주해 보였다.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공인중개사들은 수첩을 꺼내놓고 상담 예약을 잡기 바쁘다. 그나마도 이번 주말엔 상담 일정이 꽉 차 있어 다음주로 미루는 일도 부지기수다.

송도동 S공인 관계자는 "요즘 점심도 제대로 못 챙겨 먹을 정도로 문의가 많다"며 "주말에도 쉴 틈 없이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셋값도 뛰고 있다. 실수요층이 두터운 공급면적 109㎡형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억원이나 급등했다. 채드윅 국제학교 등 초중고교가 모여 있는 1공구에서는 전세 물량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대형 아파트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112∼198㎡ 주택형의 전셋값이 2억∼2억8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억5000만~1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었다.

K공인 관계자는 "학군 뿐만 아니라 강남에 있는 유치원, 학원들이 대거 1공구에 문을 열면서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젊은층이 전셋집을 많이 찾고 있는데 물량이 없어 계약도 바로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포스코 엔지니어링, 포스코 인터내셔널 등 임직원수가 2500명이나 되는 회사들의 이전이 확정돼 당분간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청라에선 8000만~1억원이면 입맛따라 골라잡기

반면 청라지구는 헐값에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 은행으로 부터 빌린 돈(융자)이 없는 집 위주로만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교통이나 입지 면에서 여러모로 불편해서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4000가구, 올해에도 3000여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빈집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청라지구의 전셋값은 주택형과 관계 없이 8000만~1억3000만원이다. 호수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도 9000만~1억1000만원이면 전셋집으로 구할 수 있다.

청라 SK뷰 127㎡형은 9000만~1억1000만원, 주상복합 아파트인 엑슬루타워 201㎡형은 1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경서동 H공인 관계자는 "호수조망이 된다고 하더라도 청라지구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며 "그나마도 융자가 거의 없거나 없는 집의 시세가 이 정도"라며 한숨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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