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 뉴욕-홍콩 직항 노선운항…국내 항공업계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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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내년 4월부터 세계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뉴욕-홍콩간 직항 노선을 개설, 운항하기로 결정해 국내 항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내년 4월 1일부터 368석의 B747-400여객기를 투입, 뉴욕과 홍콩간을 매일 논스톱으로 운항하기로 했다.

이는 러시아와 캐나다가 지난 7월부터 자국의 영공이 포함된 북극 항로를 민간상업용 항공기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따른 것으로 이 노선을 이용하면 태평양을 거쳐가는 기존의 노선보다 최소 3시간이 단축된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에대해 미주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기존 항공 노선의 서울 경유 승객들을 상당수 잃게 되는 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주 지역과 베이징,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도시를 연결하려면 서울, 도쿄 등 중간 경유지를 반드시 거쳐야 했으나 두 대륙간 최단 항로인 북극 항로가 개방되면 중간 경유지를 거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나이티드항공의 `시범적인 운항'이 북극 항로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입증하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타 외국항공사들의 진출도 속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들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북극 항로의 개방은 항공사들에겐 새로운 황금 시장이 열리는 결정적 계기"라며 "이 항로를 이용한 노선들이 계속 개발된다면 서울 경유 승객들을 상당수 빼앗기는 것은 물론 서울에 취항하던 외국 항공사들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의 경우 북극 항로를 이용하려면 북한 상공을 거쳐야 하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타 항공사들의 노선 개발 연구에 동참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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