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창의 체험’ 강사 보내주는 수성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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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훈 구청장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적성·진로 교육을 해준다니 고맙지요.”

 대구 경신고 김지훈(51) 교무부장은 “얼마 전 수성구청이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전문강사를 찾기 어려운 학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수성구청이 지역 학생 교육에 팔을 걷어붙였다. 학교의 정규 교과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을 돕기로 해서다.

 구청이 마련한 대표적 프로그램은 모의 UN, 모의 다보스포럼, 모의 의회가 대표적이다. 참가 희망 학생은 수성구의회와 구청 강당에 모여 주제별 토론을 하고 회의 진행방법을 배운다. 교육은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센터에서 파견한 전문 강사가 맡는다. 고 3학생을 위한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정한 주제로 논문을 쓰는 등 과제연구 프로그램과 직업·진로 교육도 선보인다. 주5일 수업에 따라 토요일에 여는 진로·진학 캠프도 마련 중이다. 이 캠프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고산·지산·두산 등 수성구 3개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학부모를 위한 강좌도 있다. 자녀의 진로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할 수 있도록 ‘어머니·아버지 교실’을 연다. 40명 안팎의 신청을 받아 매주 토요일 또는 야간을 이용해 5주간 연간 6차례 강좌를 마련할 예정이다.

 지원센터는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 75개 초·중·고교에 무료로 강사를 파견하고 교육기자재도 지원한다. 교육을 위해 도서관과 문화센터, 수성아트피아 등 공공시설을 무료로 개방한다. 프로그램의 강사는 대학 교수나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강사료 등 교육 비용은 구청이 예산으로 지원한다.

 수성구청은 최근 구청 옆 건물에 200㎡ 규모의 사무실과 강의실을 갖춘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운영할 교육전문기관도 선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국 처음으로 ‘수성구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구청이 체험활동 지원에 나서는 것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를 교육 중심지로 만들려는 의도에서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한 프로그램과 강사가 부족해 학교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교육지원 활동이 사교육비를 줄이고 창의적 인재 양성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의 김경숙 장학사는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교가 많다”며 “구청의 지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된 교육과정이다. 자율·봉사·동아리·진로 등 4개 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규 수업시간에 진행된다. 초·중학생은 주당 3시간, 고교생은 4시간이다. 학교생활기록부 등에 활동 내용이 기록돼 대학 진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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