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삼성 투수 총동원령

중앙일보

입력

살아난 롯데의 기세냐, 아니면 악몽을 씻어낼 삼성의 설욕이냐.

롯데와 삼성이 원점으로 돌아가 17일 잠실에서 수원행 '플레이오프호' 를 타기 위해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3차전을 벌인다.

분위기는 일단 롯데가 유리하다. 침묵하던 타선이 2차전 막판 폭발하면서 조경환의 파워와 김응국의 예리함이 살아났다. 마해영과 박정태도 회복세다. 안정된 외야 수비도 넓은 잠실구장에선 큰 무기다.

선발은 에이스 손민한. 롯데의 최다승(12승)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벼른다.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면제의 혜택을 받은 것도 안정감을 더해준다.

예리한 슬라이더는 국내 최고 수준. 그러나 올시즌 삼성에 2승2패, 방어율은 무려 7.16으로 유난히 약했다. 손이 무너지면 기론과 주형광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펴야 한다.

삼성은 김상진이 선발로 나선다. 뒤를 받쳐줄 마땅한 투수가 없기에 노장의 노련함에 승부를 건다.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선수가 되는 김은 시즌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12승6패. 손민한과 비교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롯데에는 1승1패 방어율 2.76으로 강했다. 3, 4번 이승엽과 프랑코의 방망이도 매섭다.

다만 김기태가 부진해 공격의 맥이 끊긴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동안 8타수 1안타, 삼진 4개로 침묵했다.

특히 2차전 1회 승부를 가를 수 있던 찬스에서 김이 친 병살타는 아팠다. 정규시즌 늘 숙제로 남았던 선두타자 부재 또한 아킬레스건이다.

김상진을 뒷받침할 투수는 김현욱.김태한 등이지만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승부처에선 임창용을 믿어야 한다. 마지막에는 1차전의 영웅 가르시아를 투입해 배수진을 칠 계획이다.

상황은 롯데도 비슷하다. 급한 상황이면 박석진이 등판할 수도 있다.

결국 초.중반 누가 승기를 잡느냐가 플레이오프행 티켓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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