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재활공학 벤처기업 '리햅-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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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이 떨어지는 근이영양증을 앓는 박모(32.여.경남 진주시) 씨는 요즘 큰 걱정거리를 덜었다. 휠체어가 불편해 식사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몸에 딱맞는 휠체어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밀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고 똑바로 앉지 못해 허리가 휘는 등 고통이 심했다" 며 "이제 혼자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고 휠체어에서 식사도 가능해졌다" 고 즐거워했다.

대학교수와 학생들이 장애인 재활에 필요한 ''맞춤 서비스'' 를 제공하는 업체를 창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박씨 경우처럼 장애인 개인의 조건에 맞춰 보조기구를 비롯, 생활여건을 바꿔주는 방식이다. 대구대 권혁철(權赫哲.40.재활과학과) 교수와 대학원생.학부생들은 ''리햅-테크'' (http://www.rehab-tech.com)라는 장애인 재활공학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지난 7월부터 본격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업 영역은 재활기기 제작.개조, 홈페이지 제작, 일상생활 컨설팅 등이다. 휠체어 등 장애인 보조기구와 각종 생활도구를 장애인의 요구에 맞춰 제작 또는 개조한다.

정형화된 휠체어를 장애인이 최대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애 정도에 맞춰 만들고 숟가락.포크 등도 개개인에 맞춘다.

기존 휠체어를 개조할 경우 비용은 재료비 정도인 3만~5만원만 더 보태면 된다.

장애인들의 정보통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홈페이지도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다. 동선(動線) 등을 줄여 사이트 이동이 번거롭지 않도록 기능을 설정한다. 장애 진단평가.훈련 등 장애상담과 환경개조 역시 중요한 활동이다.

연구개발업무를 맡고 있는 김형우(金炯佑.30.대학원 재활공학 전공) 씨는 "재활공학 전문가들로 구성돼 장애인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며 "장애인들의 요구에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벌써 휠체어 개조는 10여건, 생활용품 개선은 30여건, 생활환경 개선 1건 등 신청이 쏟아지고 있고 매출도 1천여만원을 올렸다.

리햅-테크는 내년 2월말까지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애인 재활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권교수는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을 공학적으로 접근, 편리하게 개선하려는 것" 이라며 "전공자들이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수익성보다 장애인 복지에 이바지하고 싶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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