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중국과 비기며 불안한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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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한증은 계속됐지만 큰 대회 첫 경기에서 약한 한국의 징크스도 깨지지는 않았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간) 레바논 트리폴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아시안컵) B조 첫 경기 중국전에서 많은 득점 찬스를 무산시키며 2 : 2로 비겼다.

한국으로서는 불운이 겹치면서 골 포스트를 맞추면 승리하지 못한다는 축구계의 속설을 입증한 한판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뛰어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유상철의 중거리 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7분 경 첫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중국 골문 앞에서 흘러나온 볼을 잡은 노정윤의 개인돌파를 중국의 수비수 판지이가 손으로 제지했고 사우디 출신의 주심 알 메하나는 바로 휘슬을 불어 한국의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유상철의 슛이 중국 골키퍼의 손에 걸리며 첫 기회가 무산됐다.

한국의 공세에 중국은 수비를 강화하고 간간히 역습을 노렸다. 전반 13분에 짧은 패스로 만든 기회와 21분 우첸잉이 한국 수비수 4명 사이를 개인기로 돌파한 것은 한국 수비의 허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의 주도권은 한국에게 있었다. 그리고 전반 30분 이영표 첫 골을 뽑아냈다. 중국진영 좌측을 돌파한 노정윤의 센터링을 설기현이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설기현의 슛은 중국 골키퍼가 간신히 손으로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볼은 다시 이영표가 쇄도하며 왼발 슛으로 연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한국은 6분 뒤 중국의 스트라이커 양춘(독일 프랑크푸르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마쳤다. 한국진영 우측에서 올린 첸강의 센터링을 수마오첸이 헤딩, 골로 연결한 것이다. 양춘을 수비수 심재원은 몸싸움 중에 쓰러지면서 양춘에게 노마크 찬스를 내줬다.

후반전에서 한국의 공격을 계속됐다. 오히려 전반보다 더 강한 공격으로 중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후반 12분 이동국의 헤딩 슛이 다시 한번 골대 상단을 맞고 나오는 불운이 이어졌다. 불운에도 굴하지않고 공세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결국 후반 13분 노정윤이 좌측 측면에서 상대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오른발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2 : 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7분 후인 20분 경 페널티 지역안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홍명보의 반칙으로 페널티 킥을 내주며 다시 2 : 2 동점을 이뤘다. 설상가상으로 홍명보는 주심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수적인 열세에 빠진 한국은 선수들이 지치기 시작하면서 중국에게 경기의 주도권을 뺏겼다. 31분 경 지친 노정윤 대신 최철우를 교체 투입, 경기 막판 거센 공격을 퍼부었지만 더 이상의 골을 터지지 않았다.

월등히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한국은 홍명보마저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남은 경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국의 예선 2차전인 쿠웨이트와의 경기는 오는 17일 새벽 1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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